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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너도,

괴담

되는 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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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급 괴담 수집가

겨울이 지나 짧은 봄을 넘어 은근한 더위가 피어오를 즈음엔 레이고의 블로그도 조회수가 배로 불기 시작한다. 괴담따위를 올리는 블로그는 인터넷에 널려있으나 레이고의 블로그가 특히 빛을 본 이유는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괴담들의 오리지널리티에 있었다. 흔한 괴담에 살을 조금 덧붙인 시시한 이야기나 외국 사이트의 본문을 그대로 번역한 수준이 아닌 마치 직접 체험한 것 같은 글의 생동감과 묘사력, 소름끼치는 일화들은 네티즌들을 열광하게 만들었으며 이미 매니아들 사이에선 레이고의 블로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과거 광팬이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 연쇄살인사건의 모티브인 '부러진 것', '식애귀', '눈을 감을 수 없어'는 괴담은 한 때 유입경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 였으나 시간이 지나 사건에 대한 관심이 옅어지며 그 괴담들도 함께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졌다.

블로그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은 'IGO'(이고). 실명을 모르더라도 IGO라는 이름을 들으면 아는 체를 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

 

공포소설가로 초예술급 명단에 기재될 뻔했지만 본인이 직접 창작한 것이 아니라 타 사이트에서 퍼온 것이라 블로그에서 언급했고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 해도 단순한 창작 뿐이 아닌 전세계의 괴담들을 '수집'하고 '기록'하는 것에 비중을 두어 괴담수집가로 최종기재되었다.

:지품

1. 잠금장치가 달린 수첩 (비번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이름: 사사키 레이고 / Sasaki Reigo / 佐々木 例悟

▶나이: 27세

 

▶성별: Male

▶키/몸무게: 185cm / 62kg

▶생일/혈액형: 2월 19일 / RH+AB

​▶재능: 초예술급 괴담 수집가

                           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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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 차분함 / 과묵함 / 무뚝뚝함 ]

그를 보자마자 분명 타인에게 우호적인 성격은 아닐거라 짐작할 수 있다. 선뜻 말을 붙이기도 어려운데 그가 먼저 말을 걸어올 일도 없어 대화를 터본 사람도 꽤나 수가 적다고 한다. 주변에 다가가기만 해도 차분한 분위기에 눌려 공기가 무거워지는 기분이라 근처로 접근하는 사람도 없다. 그렇게 항상 혼자 있으니 더더욱 그에게 과묵한 인상을 더했다.

 

[ 배려 / 예의 ]

처음이 어려울 뿐 막상 말을 나눠보면 쉽지는 않았으나 그리 어려운 사람도 아니였음을 알 수 있다. 눈에 띄게 다정하거나 친절한 점은 없다고 하나 하는 말과 몸짓 하나하나에 상대를 향한 배려와 예의가 묻어있는 걸 알아채는 시간은 길지 않다.

 

[ 날카로움 / 까칠함 ]

그러나 그런 점을 알아낼 수 있는 사람도 자신에게 호의를 드러내는 사람에 한정된다. 사람을 나누는 선이 확실하고 안에 들인 사람과 밖에 선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다르다. 적의를 가진 사람에겐 보이는 인상 그대로 날카롭고, 까칠한 언행을 하거나 드물게 예의에 어긋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처음부터 레이고의 블로그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는 않았는데, 그 블로그가 수면으로 떠오른 것은 블로그에 올라온 괴담과 비슷한 면을 보이는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부터였다.

 

"무서운 얘기 하자!"

초등학교를 다니던 무렵 저녁식사를 마치고 쉬는 시간을 가지고 있으면 어김없이 동생이 찾아와 무서운 얘기를 하자며 졸라댔다. 그의 동생은 유난히 공포스럽거나 기괴한 것을 좋아했는데 사진, 영상, 이야기 등등 가리지 않고 집착하는 모습을 레이고는 특이한 취미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하루도 빠짐없이 무서운 얘기를 하자며 졸라대는 동생 덕에 자연스럽게 레이고 역시 시간이 나면 동생에게 들려주기 위한 괴담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등 이런저런 괴담들을 수집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동생은 점점 자극적인 괴담을 찾으며 늦은 밤에 스스로 심령스팟을 찾아가는 등 위험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고 레이고는 결국 괴담을 수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동생을 막기 위한 괴담을 창조하기에 이르렀다. 어느날부터 뉴스와 지역신문, 메신저로 돌아다니는 찌라시엔 흉흉하고 기괴한 살인사건들이 연달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매번 다른 수법, 일정하지 않은 피해자들 때문에 묻지마 살인으로 추정된다는 연쇄살인사건. 별 일이 다 일어난다며 넘기려던 레이고는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시체들의 모습이 모두 레이고가 동생에게 들려준 괴담에 나온 괴이들의 모습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금 더 사건에 대해 깊게 조사하던 레이고는 현재 일어나는 연쇄살인사건의 모티브가 본인의 괴담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하지만 레이고는 자신의 괴담을 백업용으로 아무도 보지 않는 블로그에 올리거나, 동생에 들려준 것 외에는 사람들에게 노출될 방법이 없다. 블로그의 조회수는 이전과 변함없이 0명. 이 사실을 생각해내곤 레이고는 제발 아니길 바라는 심정으로 동생에게 찾아가 대화를 시도했지만 레이고의 바람과는 다르게 동생은 의외로 쉽게 자신의 범행사실을 인정했다.

여타 괴담들에 비해 자극적이며 소름끼치는 레이고의 괴담에 동생은 날이 갈수록 점점 집착하게 되고 끝내 레이고의 괴담을 실제로 만들고 말았다며. 자살할 때 목이 부러져 앞을 볼 수 없어 자꾸 벽에 부딪히는 것, 연인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삼켜버리고 식인귀가 된 괴이, 아름다운 작품을들을 사들이곤 단 한 순간도 눈을 떼기 싫어 스스로 눈꺼풀을 도려낸 수집가, 괴담의 희생자가 된 모든 사람들을 자신이 만들었다며 마치 칭찬을 바라는 아이처럼. 자신의 선 안에 들어서 가장 제게 가까이 둔 사람을 쉽게 내칠 수 없던 레이고는 결국 동생이 저지른 일들은 눈감아주기로 했다.

 

이후 잠잠하던 레이고의 블로그는 하루아침에 조회수가 200,000을 넘어섰다. 조금의 관심도 받지 못하던 레이고의 괴담들을 네티즌 하나가 기어코 찾아내 세상에 만연히 알린 것이다. 이로 인해 레이고가 용의자로 지목되어 심문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물증이 없거니와 정말로 그는 범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금방 풀려났다. 이후 시간이 지나 연쇄살인사건의 진실은 점점 사람들의 흥미를 잃었으나 레이고의 블로그는 꾸준히 관심이 끊기지 않았다. 단 한 명도 없던 구독자도 수십만명이 됐고 구독자가 아니어도 그의 블로그를 꾸준히 찾는 사람이 있었다. 그렇게 블로그의 관리자 'IGO'는 얼마 지나지 않아 '초예술급'의 칭호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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